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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사업자로 전환한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느낀 현실 벽

프리랜서 디자이너에서 사업자로, 명함 하나 바꿨을 뿐인데 달라진 무게

처음 프리랜서로 활동하던 디자이너가 사업자 등록을 하고 1인 기업으로 전환하는 순간, 일의 정체성과 책임감이 완전히 달라진다. 외부에 보이는 명함은 달라졌을지 몰라도, 실질적으로는 더 많은 역할을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는 걸 금방 체감하게 된다. 클라이언트가 바라보는 눈도 달라진다. 이제는 단순히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아니라, 책임감 있는 사업자, 계약서와 견적서, 세금계산서를 정확히 처리하는 파트너로서의 전문성을 기대하게 된다.

이전에는 단순히 디자인 퀄리티와 마감만 신경 쓰면 됐다면, 사업자로 전환한 이후엔 영업, 회계, 세금, 브랜딩, 고객 응대까지 모든 의사결정을 직접 해야 하는 사업 운영자의 입장에 놓이게 된다. 특히 가장 크게 다가오는 변화는 ‘책임의 무게’다. 프리랜서일 때는 일이 없으면 쉬면 됐지만, 이제는 매달 고정 비용과 세금 납부를 고려해야 하는 구조 속에서 끊임없이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포지션은 자유롭지만, 책임은 이전보다 훨씬 무거워진다.

1인 사업자가 된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느낀 현실의 어려움

시간은 많지만 자유롭지 않다, 루틴 없이 마주한 현실

사업자로 전환하면 시간을 더 유연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시간 관리를 하지 않으면 금세 무너지기 쉽다. 고객이 한 명만 있어도 피드백 일정, 작업 마감일, 전화 응대, 회의 준비 등으로 하루는 순식간에 지나간다. 반대로 일정이 없을 땐 ‘해야 할 일이 없지만 불안한’ 상태로 시간을 보내며 자기 효율이 떨어진다. 하루를 자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구조는 오히려 확실한 루틴과 기준이 없으면 자책과 불안으로 이어지는 덫이 된다.

특히 디자이너라는 직업 특성상, 작업이 일정한 흐름을 갖기 어렵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수정을 반복하고, 어떤 날은 아무 일도 오지 않는다. 이런 불규칙함 속에서 자기 관리를 하지 않으면 컨디션 저하, 창의력 저하, 고객 대응 지연으로 이어진다. 결국 ‘자유롭다’는 이유로 시작한 프리랜서지만, 정작 시간을 통제하지 못하면 자유는 불안으로 바뀐다. 스스로의 하루를 설계할 수 없을 때, 사업자의 삶은 예측불가능한 시간의 흐름에 휘둘리게 된다.

 

일은 늘었지만 수익은 그대로, 구조적 한계에 부딪히다

사업자 전환 후 가장 뚜렷하게 느껴지는 현실 벽 중 하나는 일의 양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외주 작업이 많아지면 수입이 오를 것 같지만, 실상은 늘어난 작업에 비례해 소득이 증가하지 않는다. 클라이언트 요청이 많아지고 피드백도 잦아지는데, 단가는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더 깐깐한 조건이 붙는다. 결국, 시간과 노동을 투입한 만큼 소득이 보장되지 않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이런 상황을 반복하면 ‘더 열심히 일하는데 왜 항상 시간에 쫓기고 수익은 제자리일까?’라는 회의감이 밀려온다. 디자이너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있는지도 의문이 생긴다. 이 시점에서 많은 1인 사업자가 고민하는 것이 바로 ‘외주 외의 수익원’이다. 템플릿 제작, 온라인 클래스, 디자인 리소스 판매 등 노동 시간에 의존하지 않는 수익 구조를 설계하지 않으면 사업자의 삶은 체력 소모형 루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결국, 구조의 변화 없이는 수익의 변화도 어렵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된다.

 

책임은 나에게, 성장도 결국 나에게서 시작된다

현실의 벽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 안에서 지속적으로 살아남는 디자이너는 모두 자기만의 성장 루트를 찾아낸 사람들이다. 사업자 전환 이후 경험하는 모든 문제들은 한편으론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기회이기도 하다. 단기적인 외주 수주를 넘어서 장기적인 브랜드 전략을 고민하고, 내 콘텐츠를 자산으로 바꾸는 훈련을 통해 점점 ‘디자인을 잘하는 사람’에서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으로 변모해간다.

성장은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다. 일상 속에서 무너진 루틴을 다시 세우고, 일의 단가 구조를 분석하며, 고객과의 관계에서 신뢰를 쌓는 과정을 차곡차곡 밟아야 한다. 때로는 회계 오류 하나, 견적서의 실수 하나가 나를  단계  성장시키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모든 경험이 결국 나만의 사업 운영 철학을 만드는 자양분이라는 이다. 프리랜서에서 1 사업자가 되었다는 것은 단순히 사업자번호를 받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는 나는  일의 구조와 방향을 책임지고 만들어가겠다 선언이며,  선언을 실행하는  위에서 우리는 현실의 벽을 넘어 진짜 디자이너 브랜드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