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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디자이너

외주 작업에서 ‘디자인 구독 서비스’로 넘어간 프리랜서 디자이너 이야기

외주에만 의존하던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업무 구조, 한계는 예상보다 빨리 왔다

프리랜서 디자이너로서 외주 중심의 수익 구조는 익숙하고 안정적으로 보인다. 프로젝트 단위로 클라이언트를 응대하고, 그에 맞는 결과물을 납품하는 방식은 직관적이며 초반에는 큰 문제 없이 돌아간다. 하지만 일이 많아질수록 다른 문제가 생긴다. 일정이 꼬이고, 피드백이 늘어나고, 시간 대비 수익률이 떨어지는 구조가 반복되기 시작한다. 마감 후에도 수정 요청이 이어지고,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에 드는 에너지도 만만치 않다.

특히 문제는 ‘예측 가능한 수익’이 없다는 점이다. 이달은 일이 몰려 과부하가 걸렸는데 다음 달은 텅 비어 있다면, 심리적인 불안이 커지고 수익은 롤러코스터처럼 들쑥날쑥하게 된다. 이 시점에서 많은 프리랜서 디자이너들이 외주 외 수익 모델을 고민하게 되며, ‘구독형 서비스’는 그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른다. 단발적인 프로젝트가 아닌, 월 단위로 고객과 연결되는 구조는 안정성과 효율성 면에서 매력적인 선택이 된다.

디자인 구독 서비스로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한계 극복하기

디자인 구독 서비스란 무엇이고, 왜 도입하게 되었나

디자인 구독 서비스란 말 그대로 월 단위로 디자인 작업을 제공하는 구독형 서비스 모델이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용 이미지, 배너 디자인, 간단한 인쇄물, 수정 요청 등 일정 범위 내의 디자인을 매달 정해진 요금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정 고객이 꾸준히 디자인을 필요로 하는 경우, 프로젝트마다 계약을 새로 맺을 필요 없이 월 단위로 서비스가 반복된다. 이는 고객 입장에서는 예산 예측이 용이하고,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크다.

이 모델을 도입한 계기는 단순했다. 늘 연락을 주고받던 단골 클라이언트가 “매달 이것저것 디자인 맡길 게 많은데, 그냥 정액제로 해줄 수 없느냐”고 먼저 제안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서비스 구조를 만들고, 구체적인 요금제와 제공 항목을 설정하면서 점차 구독 고객을 늘려갔다. 처음에는 단순한 반복 작업 위주로 시작했지만, 고객의 니즈에 맞춰 서비스 범위를 유연하게 조정하면서 ‘브랜드 디자이너’로서의 포지셔닝도 자연스럽게 강화되었다.

 

단발성 외주에서 지속성 구독으로 전환하기까지

외주 중심에서 구독 중심으로 모델을 전환하는 데는 몇 가지 단계가 필요했다. 첫 번째는 기존 외주 작업 중 ‘반복성’이 높은 항목을 추려내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 카드뉴스, 정기적인 홍보 이미지, 브랜드 키트 수정 등은 프로젝트 단위로 받기보단 구독형으로 묶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었다. 두 번째는 구독 요금제 설계였다. 월 30만 원, 50만 원, 100만 원 등 단계별 요금제와 그에 따른 제공 항목(작업 횟수, 요청 가능 범위, 우선 응답 시간 등)을 체계적으로 설정했다.

또한 구독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클라이언트와의 신뢰 기반이 필수였다. 예상보다 많은 요청이 들어오거나, 업무 범위가 애매해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초기에는 유연하게 대처하며 피드백을 반영해 시스템을 다듬어 나갔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내가 무조건 더 많이 일하는 구조’로 만들지 않는 것이었다. 일정한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범위 외 요청은 별도 견적으로 분리함으로써 디자이너 스스로도 과도하게 소진되지 않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구독 모델의 확장성과, 프리랜서의 미래 전략

디자인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프리랜서로서의 삶은 확연히 달라졌다. 매달 예측 가능한 고정 수익이 생기니 마음의 여유와 일정 관리의 효율이 생겼고, 새로운 외주 제안에 휘둘리지 않고 나에게 맞는 프로젝트를 선택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무엇보다 반복적인 외주 스트레스보다 ‘고객의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신뢰와 협업의 질이 높아졌다. 결국 구독 서비스는 단순한 수익 구조가 아니라 브랜드 기반 관계의 전환이었다.

 모델은 디자인  다른 분야에도 확장 가능하다. 콘텐츠 기획, 마케팅 디자인, 프레젠테이션 제작  꾸준한 수요가 있는 작업이라면 구독 형태로 바꾸는 것이 유리하다. 물론 처음부터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기존 고객 한두 명부터 시작해 점차 구독 비율을 늘려가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지금까지 외주 일에만 의존해왔다면, 이제는 수익을 예측할  있는 구조 만들  있는 디자인 구독 모델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시점이다.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지속 가능성은 혼자 오래 버티는  아니라, ‘구조를 바꿔가는 능력에서 비롯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