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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디자이너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말하는 1인 사업자의 장단점

시간의 자유, 책임의 무게: 1인 사업자의 일상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1인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체감한 변화는 ‘시간의 자유’였다. 출퇴근이라는 고정된 틀이 사라지고, 누구의 간섭도 없이 하루 일정을 오롯이 내가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은 무척 매력적이다. 오전에 집중력이 높다면 아침부터 작업하고, 오후에 아이 돌봄 시간이 필요하면 그에 맞춰 업무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 카페에서 일하거나, 여행지에서 노트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많다. 이렇게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줄어들면서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그 자유만큼 책임감도 커진다. 나를 대신해 업무를 분배해주는 상사도 없고, 마감일을 관리해주는 팀도 없기에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완성되지 않는다. 감기에 걸려 하루를 쉬면 그대로 일정이 밀리고, 그 여파는 다음 프로젝트에까지 영향을 준다. 결국 자유로운 시간은 자율성과 자기관리 능력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만 비로소 효율로 연결된다. 1인 사업자의 일상은 단순히 여유로운 것이 아니라, 스스로 리듬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균형을 갖춘다.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1인 사업자의 장점과 단점

일의 선택권 vs 수입의 불안정성

회사에서 일할 때는 내 업무가 정해져 있다. 때로는 흥미롭지 않은 프로젝트도 맡게 되지만, 기본적인 급여는 보장된다. 반면 1인 사업자로 독립하면, 어떤 일을 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의 작업, 가치 있다고 느끼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브랜드 디자인을 좋아하면 그쪽으로, 일러스트 작업이 강점이면 그 분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마케팅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업무 만족도가 높아지고, 내 전문성과 정체성도 더 분명해진다. 하지만 선택권이 넓어진 만큼 수입은 불안정해진다. 일이 몰리는 시즌에는 주말 없이 달려도 수입이 많지만, 비수기에는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 한 통 없을 때가 있다. 견적서를 여러 군데 보내고도 답장이 오지 않으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생활비에 대한 걱정도 늘어난다. 따라서 1인 사업자는 단기 수입에만 의존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반복 가능한 수익 구조를 함께 구축할 필요가 있다. 템플릿 판매, 블로그 광고, 디자인 클래스 운영 등 다양한 수입 채널을 시도해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의 선택권이 큰 장점이라면, 수입의 불안정성은 반드시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할 단점이다.

 

온전히 내 이름으로 인정받는 기회

회사에 소속되어 있을 때는 내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성과는 팀 전체의 몫이 되는 경우가 많다. 결과물에 내 이름이 들어가지 않고, 나의 기여도가 묻히는 일도 흔하다. 반면 1인 사업자로 일하게 되면, 클라이언트와의 모든 소통과 결과물이 곧 내 이름으로 직결된다. 작업을 잘 마무리하면 직접적으로 감사 인사를 받고, 후기나 소개로 다음 일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렇게 온전히 나의 역량이 인정받는 구조는 자기 효능감을 크게 높여준다. 디자이너로서 성장하고 있다는 실감도 더 자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구조는 ‘모든 실수도 내 책임’이라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소통이 부족했거나 일정이 어긋났을 때에도 변명할 곳이 없고, 고객 불만이 발생하면 바로 평판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프리랜서 디자이너로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단순히 디자인 결과물뿐 아니라 태도와 과정, 의사소통 전반에 걸쳐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한다. 이런 책임은 때론 부담이 되지만, 반대로 말하면 내 브랜드를 키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름을 걸고 일한다는 것은 힘들지만 그만큼 뿌듯한 일이기도 하다.

 

일과 삶의 경계, 그 흐림의 기술

프리랜서 디자이너로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하나는 자유롭지 않냐?” 것이다. 물론 평일 낮에 장을 보고, 아이 하원 시간을 지킬  있는  분명  장점이다. 그러나 일과 삶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은 예상보다   도전으로 다가온다. 밤늦게 클라이언트의 피드백이 오면 무의식적으로 다시 컴퓨터를 켜게 되고, 주말에도 작업 파일이 신경 쓰여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자택에서 작업하는 경우엔 작업 공간과 휴식 공간이 분리되지 않아 정신적인 분리도 어려워진다. 일과 삶이 뒤섞이기 시작하면 생산성도 떨어지고, 번아웃이 오기 쉬워진다. 그래서 일정한 작업 시간을 정하고, 스스로에게도 퇴근 허용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업무용 노트북은 일정 시간 이후엔 닫아두고, 일정 없는 날엔 과감히 휴식을 선택하는 훈련도 병행해야 한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 자신을 위한 재충전의 순간도 모두 장기적인 사업 유지에 필요한 투자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프리랜서 1 사업자의 성공은 결국  흐림의 기술을 얼마나  다듬느냐에 달려 있다.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설계하는 능력도 사업 전략의 일부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