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등록 후 마주한 첫 번째 난관, 회계는 어디서부터?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다 보면 클라이언트로부터 세금계산서를 요구받거나, 비용 처리를 위한 영수증 보관 문제에 부딪히며 자연스럽게 ‘회계’라는 단어와 마주하게 된다. 특히 사업자 등록을 한 이후부터는 단순히 수익을 얻는 것을 넘어서, 수입과 지출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세금 신고를 해야 하는 책임이 생긴다. 그러나 디자이너 대부분은 회계나 세무에 익숙하지 않다. 디자인 프로그램은 능숙하지만, 세금이나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4대 보험 같은 개념은 여전히 낯설고 막막한 언어처럼 느껴진다.
프리랜서 초반에는 일이 많지 않거나 거래가 단순하기 때문에 ‘엑셀로 정리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로 많은 디자이너들이 초기에는 간단한 가계부나 표 형식으로 수입과 지출을 정리하지만, 해가 지나고 거래가 누적되기 시작하면 실수와 누락이 생기기 쉽다. 특히 부가세 신고, 소득세 신고, 경비처리 기준 등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매출이 적은데도 불이익을 받거나 세금폭탄을 맞을 수 있다. 따라서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회계 고민은 ‘내가 직접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까’로 귀결된다.
기초 회계 개념부터, 반드시 알아야 할 최소한의 세무 지식
프리랜서 디자이너로서의 회계 고민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세무 용어와 회계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사업자등록을 하면 일반과세자 혹은 간이과세자 중 하나로 분류되는데, 보통 연 매출이 8,000만 원 미만이면 간이과세자로 시작하게 된다. 간이과세자는 부가세 신고가 간편하지만, 세금계산서 발급이 어렵거나 환급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어 B2B 거래가 많은 디자이너는 일반과세자를 선택하기도 한다. 이처럼 자신의 사업 구조에 맞는 과세 유형을 선택하는 것부터가 회계 전략의 첫 걸음이다.
또한, 매출과 매입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클라이언트로부터 받은 금액은 ‘매출’, 내가 디자인 소프트웨어나 장비, 회의 장소 임대 등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매입’으로 구분된다. 여기서 부가가치세는 매출 부가세에서 매입 부가세를 빼고 납부하거나 환급받는 구조다. 이런 기본 구조를 모르면 영수증은 열심히 모아두었지만 실제로는 비용 처리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카드 사용 시 개인카드가 아닌, 사업자카드를 사용하는 것, 인터넷 쇼핑 시 세금계산서 발행 가능 여부 확인, 간이영수증은 비용 인정이 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미리 인지하고 있어야 실수가 줄어든다.
회계 프로그램 vs 세무사, 어디에 맡겨야 할까?
많은 프리랜서 디자이너들이 처음에는 엑셀로 직접 회계를 관리하거나, 온라인 무료 회계 프로그램을 이용해보고자 한다. 특히 ‘삼쩜삼’이나 ‘자비스’, ‘프레임즈’, ‘이브릿지’, ‘국세청 홈택스’ 같은 플랫폼은 접근성이 좋고 무료 또는 저렴한 요금제로 운영되어 부담이 덜하다. 그러나 회계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모든 걸 처리하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들고, 실수도 잦다. 특히 부가세 신고 시 ‘경비처리 기준’이 애매하거나, 단순 실수로 인해 환급받을 수 있는 세금을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때 고려해볼 수 있는 것이 세무사 사무실과의 정기적인 계약이다. 보통 월 5만 원~10만 원 정도면 회계 장부 작성, 세금 신고, 4대 보험 관리까지 모두 대행해준다. 특히 1인 사업자에게 익숙한 세무사라면 디자이너의 업종 특성에 맞춘 경비처리 기준을 알려주기도 하고, 절세 전략도 함께 제안해준다. 비용은 들지만 시간을 아끼고 리스크를 줄이는 데 있어선 훨씬 효율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 또한, 세무사와 상담을 자주 하며 회계 지식을 간접적으로 배우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재무감각’도 자연스럽게 키워나갈 수 있다.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회계 전략은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습관’
결국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회계를 잘 관리한다는 것은 단순히 세금을 잘 내는 것을 넘어, 자신의 비즈니스 전반을 더 잘 이해하고 통제한다는 의미다. 어디서 수익이 발생하고, 어떤 영역에 비용이 집중되고 있는지를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업무 구조를 개선하거나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실마리를 찾게 된다. 예를 들어 특정 클라이언트에서 반복적으로 수정이 많아 업무 시간이 과다 투입된다면 그 시간 대비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회계 정리를 통해 ‘효율적인 고객군’을 선별하거나, 디지털 제품 판매와 같은 고정 수익 모델을 더 강화할지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또한, 연 단위 수입 흐름을 파악하면 어떤 시기에 수입이 몰리고 언제 비수기인지 알 수 있어, 그 시기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나 프로젝트 계획도 수립 가능하다. 장기적으로는 개인 연금, 건강보험, 노후 자금 등을 고려한 재무 설계도 필요하다. 디자이너는 창작 노동자이자, 동시에 사업 운영자라는 정체성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회계에 익숙해지는 것은 이 두 정체성을 잇는 다리와 같다. 결국 회계는 ‘디자인’처럼 배워야 할 도구이자, 프리랜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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