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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디자이너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법인 전환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것

프리랜서에서 사업자, 그리고 이제 ‘법인’이란 단어까지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한 지 몇 년. 개인사업자로 등록한 이후 매출도 안정되고, 고정 클라이언트도 생기고, 1인 스튜디오로서 브랜딩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어느새 나의 일은 ‘혼자 하는 취미 수준’이 아니라, 명확한 수익 구조를 가진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하고 있죠.
이쯤 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이제 법인으로 전환해야 할까?”

특히 연 매출이 1억 원을 넘기고, 외주 디자이너나 어시스턴트를 고용하거나, 브랜드 파트너십/공공기관 프로젝트 등 더 큰 규모의 일을 수주하게 되면 개인사업자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체감하게 됩니다.
그때 들리는 말들이 법인 전환의 필요성을 부추깁니다.
“법인이 세금 덜 낸대.”
“사업 신용도 높이고 싶으면 법인이 낫다던데?”
“투자받으려면 무조건 법인이야.”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법인 전환은 간단한 유행이 아니라, 운영 구조 자체를 바꾸는 중대한 결정입니다.
무작정 법인을 만드는 대신, 개인사업자와 법인의 차이점, 그리고 디자이너로서 감당해야 할 변화를 정확히 이해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법인 전환 노하우

개인사업자 vs 법인, 디자이너에게 중요한 기준은?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개인사업자로 일하다 보면, 수익이 커지고 외부 프로젝트가 늘어날수록 자연스럽게 법인 전환을 고민하게 됩니다. 하지만 법인으로 전환한다는 건 단순히 ‘이름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운영 구조 전체를 바꾸는 결정입니다. 세금, 자금 흐름, 신용도, 행정 부담까지 모든 것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세금 구조입니다.
개인사업자는 벌어들인 수익이 곧 본인의 소득이 되어, 소득세 누진세율(최대 45%)이 적용됩니다. 수익이 커질수록 세금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구조죠.
반면, 법인은 별도의 법인체로 간주되어 법인세율(10~22%)이 적용되며, 개인 수익은 법인에서 급여나 배당 형태로 받게 됩니다. 즉, 회사 돈과 내 돈이 명확히 분리된다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차이입니다.

또한, 책임의 범위도 다릅니다. 개인사업자는 사업에서 발생하는 모든 법적 책임을 본인이 직접 져야 하지만, 법인은 대표 개인과 법인이 법적으로 분리되어 있어 일정 부분 책임 분산이 가능합니다.
물론 실제 운영에서는 대표가 대부분을 책임지게 되지만, 법적 구조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죠.

외부에서 바라보는 신뢰도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공공기관, 대기업, 기관 프로젝트의 경우 개인사업자보다는 법인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제안서를 보낼 때나 협약을 맺을 때 ‘법인’이라는 말 한마디가 계약 성사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적지 않죠.
디자인 스튜디오를 브랜드화하고 확장하려는 디자이너에게는 이 점이 꽤 큰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법인의 행정 부담은 확실히 커집니다.
개인사업자는 비교적 간단하게 매출·지출을 정리하고 세무 신고를 할 수 있지만, 법인은 매달 원천세, 급여 명세서, 4대 보험, 이사회 회의록 등 다양한 문서와 절차가 필수입니다.
세무사와의 정기 협업이 거의 필수가 되며, 고정 비용도 증가하게 됩니다.

결국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법인 전환을 고려할 때는
단순히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제 나는 브랜드로, 팀으로, 혹은 더 큰 기회를 향해 나아갈 준비가 되었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합니다.

 

법인 전환 전에 꼭 점검해야 할 4가지

디자이너가 법인으로 전환할 때 무작정 등록부터 하기보다, 아래 네 가지는 반드시 스스로 점검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① 매출/순이익 규모
연 매출이 1억~1억 5천만 원 이상이고, 순이익이 매년 일정하게 발생하고 있다면 법인 전환을 고려할 수 있는 시점입니다.
특히 지출보다 순수익 비중이 크다면 소득세 부담이 커지므로, 법인의 법인세 구조가 유리해질 수 있습니다.

② 지출 구조와 인건비 계획
프리랜서 디자이너는 대부분 혼자 일하지만, 외주 디자이너, 어시스턴트, 매니저 등을 채용하거나 협업을 늘릴 계획이 있다면 법인 전환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인건비 지출을 경비로 처리하고, 여러 명의 급여 체계를 투명하게 운영하는 데 법인이 적합하죠.

③ 브랜드 성장 전략
공공기관 제안, 협찬, 광고 파트너십, 콘텐츠 제작 계약 등 대외 활동이 많아지고 있다면, 법인 사업자로서의 신뢰도는 큰 무기가 됩니다.
이력서에 쓰는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가 단순 타이틀이 아닌 법적 실체로 존재하면 브랜드 파워가 달라집니다.

④ 행정·세무 감당 여력
법인 운영은 분명 더 복잡한 절차와 책임을 요구합니다. 세무사와의 협업이 거의 필수이고, 급여·원천세·4대 보험 등 매달 처리할 일이 많아집니다.
아직 운영 체계나 회계 관리 경험이 부족하다면, 충분히 준비한 뒤 법인 전환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디자이너 대표’가 된다는 것의 진짜 의미

법인으로 전환한다는 건 단지 세금 줄이기가 아니라,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브랜드화하고 기업화하겠다는 선택입니다.
프리랜서일 때는 작업자였고, 개인사업자가 되면서 1인 브랜드가 되었으며, 법인이 되는 순간부터는 이제 대표로서의 책임과 역할이 분명히 주어집니다.

디자인 실력만큼 중요한 건,

  • 계약을 리딩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 수익 흐름을 조정하는 경영 감각
  • 협업과 조직화를 위한 리더십입니다.

법인은 이 모든 것에 대해 준비가 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형태입니다.
무작정 ‘세금 덜 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전환하면, 오히려 행정 부담과 운영 비용이 늘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제대로 준비된 법인 전환은 디자이너로서의 위상과 수익 안정성 모두를 끌어올리는 강력한 성장 발판이 됩니다.

지금 법인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 해야 하나?’보다
나는 지금 대표가  준비가 되었는가?’ 먼저 자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