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 월급의 안정감에서 불규칙 수입의 불안으로
직장인 디자이너 시절에는 매달 정해진 날짜에 월급이 들어오는 구조가 익숙했다. 고정 수입은 단순히 생활비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매달 예측 가능한 수입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꼈고, 저축이나 소비 계획을 세우는 데에도 부담이 없었다. 그러나 프리랜서 1인 사업자로 전환하면서 이 구조가 완전히 바뀌었다. 클라이언트의 의뢰가 몰리는 시기에는 한 달 수입이 직장인 시절보다 많기도 했지만, 아무런 프로젝트도 없는 달은 거의 수입이 없을 때도 있었다. 수입이 들쑥날쑥하니 처음에는 불안함이 크게 다가왔다. 특히 매달 고정 지출이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랬다. 수입이 높을 때와 낮을 때의 차이가 너무 커서, 어떤 달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가도 다음 달에는 다시 불안에 휩싸였다. 결국 ‘얼마를 버느냐’보다 ‘수입의 흐름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처음부터 지출을 줄이고 예비비를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했다.
수입의 계절성: 벌 때 벌고, 쉴 땐 쉰다
프리랜서 수입에서 가장 뚜렷한 특징은 ‘계절성’이다. 디자인 업계는 마케팅 일정이나 기업 예산 집행 시기, 리브랜딩 수요 등에 따라 프로젝트 수가 변동된다. 연초나 하반기 기획 시즌에는 의뢰가 몰리고, 여름휴가철이나 연말에는 일이 급격히 줄어든다. 실제로 프리랜서 첫 해에는 3월 한 달 동안 400만 원 이상을 벌었지만, 7월에는 단 한 건의 일도 없었다. 처음에는 이 기복이 낯설고 불안했지만, 반복되는 패턴을 파악한 뒤에는 전략을 바꾸었다. 일이 많은 시즌에는 최대한 저축을 늘리고, 프로젝트가 적은 시기에는 자기계발이나 포트폴리오 업데이트, 블로그 콘텐츠 제작에 집중했다. 꾸준한 수입은 어려웠지만, 장기적인 리듬을 만들어가며 평균을 맞추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수입의 많고 적음보다 중요한 건, 그 흐름을 이해하고 나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구조화하는 것이다. 프리랜서로서 오래가기 위해선 단기 수익보다는 연간 평균을 중심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단가보다 중요한 것: 시간당 수익과 체력 관리
처음에는 수익을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가능한 많은 프로젝트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많이 벌지만 너무 지친다’는 문제가 생겼다. 어떤 프로젝트는 높은 금액을 받았지만 요구 사항이 많고 피드백이 반복돼 시간이 많이 들었고, 또 어떤 일은 단가는 낮지만 깔끔하게 마무리되어 오히려 효율이 좋았다. 이 경험을 통해 ‘단가’보다 ‘시간당 수익’이라는 개념이 중요하다는 걸 실감했다. 단순히 금액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시간을 들여 얼마를 버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체력과 집중도는 어땠는지를 따져보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작업 단가 기준을 다시 설정하고, 브리핑이 명확하고 소통이 원활한 클라이언트를 우선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수익이 소폭 줄었더라도 일의 질은 훨씬 높아졌고, 삶의 리듬도 안정됐다. 프리랜서 수익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구조이고, 이 구조를 이해하는 순간부터 체력과 시간의 낭비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외주 의존을 넘어서: 반복 가능한 수익 모델 만들기
프리랜서 1인 사업자가 가장 불안해하는 부분은 외주 의존도다. 일이 몰릴 때는 바쁘지만, 일이 끊기면 수입도 멈춘다. 이 구조는 외부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고, 지속 가능성이 낮다. 그래서 수입의 흐름을 다변화하는 방향으로 시도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건 디자인 템플릿 제작과 판매였다. 처음에는 수익이 미미했지만, 반복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이후에는 블로그를 통해 디자인 팁, 프리랜서 노하우 등을 정리하면서 광고 수익도 발생했다. 또, 강의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클래스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작업은 당장 큰 돈이 되지는 않지만, 꾸준히 쌓으면 외주 프로젝트와 별개로 안정적인 수입을 만들어준다. 수입의 일부를 ‘쌓이는 구조’로 전환하는 건 프리랜서에게 꼭 필요한 전략이다. 예측할 수 없는 외부 의뢰에만 의존하지 않고, 내가 만든 콘텐츠와 경험을 자산화하는 과정에서 진짜 1인 사업자로서의 기반이 다져진다. 수입의 현실은 고정되지 않는다. 내가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점점 더 안정되고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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